1 나는 누구인가?2020. 3. 18. 08:59

서른도 안된 젊은 나이에 주님 품에 안긴 예쁘고 총명한 자매가 있었습니다. 국내 최고의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하던 유망한 젊은이였는데 어려운 질병을 이겨내지 못하고 꺼져가는 촛불처럼 많은 여운을 남기고 우리 앞에서 떠나갔습니다. 그녀는 신앙인이 되기 전에도 성품이 고와서 또래 친구들을 많이 돕고 자처해서 상담가의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그녀가 하늘로 간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의 생일이나 기일이 되면 그녀를 기억하는 많은 친구가 그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겪은 가족들은 이렇게 착한 딸에게 이런 일이 왜 일어나야 했는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가 앓았던 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일본까지 오가며 좋다는 치료를 다 받아봤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그녀는 꽃다운 나이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치료에 더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것을 안 부모님이 누가 인도한 것도 아닌데 교회와 기도원을 찾아가서 하나님께 목놓아 부르짖으며 기도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은 지 이제 만 3년이 지났는데 그녀의 남은 가족들은 모두 너무나 아름답고 열정 있는 신앙인으로 성장하였으며 복음과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을 세워주고 돕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깊은 기도 가운데 이 모든 일은 당신이 행하셨다는 것을 그분들이 깨닫게 하셨습니다.

아무도 믿지 않았던 가정이 인간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자 하나님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되었고 그 따님은 물론 온 가족이 이제는 영원한 나라에서 한 가족이 되게 하셨습니다. 고난은 우연하게 운이 없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거기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뜻이 배어 있습니다. 주님께서 그 일을 왜 내게 허락하셨는지를 빨리 깨달아야 일이 풀려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생이별을 주셔서 마음이 녹듯이 큰 슬픔에 잠겼으나 이제는 주님께서 승리의 회복을 허락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획을 다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것이 그 사람과 그 주변의 사람들에게 최선의 것이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마7:11

우리 아버지가 하나님이 맞는다면 그분은 결코 우리에게 나쁜 것을 주시지 않으며 주시더라도 좋은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을 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일어난 상황을 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그냥 허무하게 가버린 것 같아도 그 죽음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하늘에서 주님이 하신 일을 우리가 충분히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었는데 왜 데려가셨는가를 의아해하는 대신에 내게 왜 이런 일을 경험하게 하시는가를 기도하면서 깨달아야 합니다. 그 사람이 없어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세상은 돌아가며 하나님의 일도 성취됩니다. 도리어 데려가신 분은 상상도 못 할 놀라운 안식에 거하고 있을 것이므로 도리어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일이 내주위에서 목격되는 것은 주님께서 나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주시는 것입니다. 이 일을 통해 주님께 한 발짝 더 가까이 나아오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나와 친해지고 싶으셔서 안달이 나신 분입니다. 나를 가까이에 두시고 대화하고 교감하기를 원하시는 주님을 뵈어야겠습니다.

학창시절 우리가 천사라고 부르던 마취과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의 아름다운 미소가 환자들을 얼마나 편안하게 해 주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온유하시고 사랑이 가득한 그 선생님은 전문의를 따고 한두 해가 지났을 즈음에 교통사고로 하늘로 불림을 받으셨습니다. 이 일을 겪은 우리는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 선생님이 살아 계신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너무 많이 감당하실 수 있을 텐데 그 젊은 나이에 데려가시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논리에 의하면 꼭 오래오래 살아계셔서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해야 할 분이셨는데 그렇게 빨리 데려가시니 당황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겨진 가족에게는 큰 슬픔이었겠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그 선배의 소천은 많은 사람에게 큰 유익을 끼쳐주었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1 나는 누구인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 너는 존귀하다  (0) 2020.03.18
1.6. 천국 시민이 세상에서 사는 것  (0) 2020.03.18
1.8. 분주함과 불평  (0) 2020.03.18
1.9.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  (0) 2020.03.18
1.10. 나의 가치  (0) 2020.03.18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