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0. 3. 17. 08:37

처음 예수님을 믿기 시작할 즈음에 기독교 신앙을 믿으려면 제대로 믿든지 안 그럴 것이면 관두자고 마음에 굳게 다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의대를 진학하고 우여곡절 끝에 가입하게 된 기독학생회 모임은 제 일생을 바꿔놓을 만한 커다란 전기를 마련하게 해주었습니다. 무엇을 배운 것보다 좋은 그리스도인을 옆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올바른 신앙인의 모습인가를 늘 고민하면서, 내가 주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것은 선교사가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5년 선교사로 허입받기까지 선교사로 세워지기 위한 모든 절차를 밟아 갔습니다. 가정, 학교, 직장, 군대, 교회 등지에서 나는 선교사이며 곧 복음의 불모지에 나가서 사역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삶을 단련하고 훈련을 받았습니다.

2008년 방글라데시에 선교사로 나가기 전, 마지막 선교 훈련을 받은 곳이 미국 존브라운 대학(John Brown University)의 부설 기관인 통합선교연구소(IBCD; Institute for Biblical Community Development)였습니다. 일 년간 그곳에서 지내면서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단어는 ‘통합’이었습니다. 진정한 통합이 무엇이며 그것이 삶에는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몇 달간 지속하였습니다. 김영걸 소장님이 쓰신 논문들을 읽고 수업을 들었고 그곳의 공동체에 속해 생활하면서 조금씩 그 개념을 체득하게 되었고 7개월이 지나가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이 하나로 꿰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타문화 선교에 대해 나름대로는 훈련을 제대로 받았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런 깨달음이 있었던 후로는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사역 계획서를 찢어 버리고 새로운 개념으로 그 틀을 다시 짜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수십 년간 신앙과 삶 사이에 괴리를 만들어 놓는 이분법적 사고로 일관된 삶을 살아온 사실이 보이면서 마음 깊이 크게 뉘우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필드로 나가기 한 달 전에 돌이 갓 지난 셋째 아이가 ‘선천성 백내장’이란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부랴부랴 수술을 받았습니다. 저와 한 팀을 이뤄 사역할 현지의 지도자가 우리 아이를 돌봐줄 만한 소아 안과 전문의사가 그곳에 없어서 수술받은 아이의 눈이 다 나을 때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왔습니다. 하나님께서 17년이나 선교사로 훈련하시고 준비하게 하시더니 선교 현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신 것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으며 한 달이 넘도록 새벽 기도회에 나가서 기도하는 동안 선교사로서 우리 가정을 위해 베풀어 두신 특별한 사명들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이 ‘통합적 삶’에 대해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경기, 대구 의료선교훈련원, 호스피스 강좌, 샘병원선교회 정기 모임 등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적 삶에 대해 강의하거나 말씀을 나누었고, 많은 분이 이 내용을 책으로 엮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2011년 2월부터 쓰기 시작해서 원고를 탈고하는 데까지 만 4년의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긴 세월 틈틈이 쓰고 다듬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의 삶이 더 온전한 모습으로 통합되어 주님께 드려지길 기도하였습니다.

여기에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내주하시는 성령님께서 이 세상의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지금 현실 속에서 살아내기를 바라시는 삶의 모습을 적고 싶습니다.

이제 신앙의 동반자가 되셔서 기도해주시는 부모님, 다섯 아이를 키우면서 전심으로 나를 섬겨준 사랑하는 아내 심정아, 기독교 정통 신앙을 전수해주신 최일웅 목사님, 나를 온전한 신앙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충남의대 기독학생회 교수님들과 김석희 교수님, 좋은 신앙의 본으로 나를 깨우쳐 주신 학교 선후배님들, 일대일 목자이신 박경섭 목사님, 통합선교를 알려주신 김영걸 목사님, 우리를 선교사로 파송해주신 이문식 목사님, 한국 통합선교연구회의 리더이신 김동화 목사님, 뜻을 같이해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이유환 목사님, 강의를 정리해주는 일로 섬긴 박하은 자매, 기도의 동역자 김인화 선생님, 인생의 멘토로 섬겨주시는 이정실 선생님 그리고 선교적 사명을 위해 책 출판을 기꺼이 수락해주신 예영커뮤니케이션 원성삼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Chapter 1 나는 누구인가?
Chapter 2 하나님과 친하다
Chapter 3 구속(Redemption)
Chapter 4 둘을 하나로 합치기
Chapter 5 복음이 드러나는 삶
Chapter 6 누가 선교사인가
Chapter 7 개방형 공동체

추천사: 김동화 목사님 이유환 목사님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