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에서 열매를 맺는 곳은 나무 기둥이 아니라 가지입니다. 그 가지에는 잎이 달려있고 새싹이 나며 꽃이 피고 열매가 매달립니다. 이 가지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 하는 일은 너무나 간단한 것입니다. 그냥 나무에 붙어 있는 것입니다. 나무에 붙어 있지 않다면 결코 어떤 열매도 맺을 수 없습니다. 푸른색도 없고 거칠거칠한 표면을 가진 나무는 마치 죽은 것과 같고 볼품없어 보이지만 가지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됩니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15:4~5

사람들의 관심은 열매를 맺는 가지의 화려함에 주목하지만, 우리의 눈은 나무로 향해야 합니다.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는 가지이긴 하지만 포도나무라 할 수 있으나, 나무를 떠나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가지밖에 될 수 없습니다. 꺾인 가지를 포도나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가지는 곧 말라서 버리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우리가 예수님 안에 거하는 것은 우리가 열매를 많이 맺는 요령이기도 하지만, 열매를 맺게 한 것이 내가 아니라 우리 안에 거하시는 주님 때문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믿고 나서, 세례도 받지 않았을 때부터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해가 여름에 교사들끼리 소풍을 가기로 했는데, 주일학교 부장님이 나에게 설교를 부탁했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하는 설교는 서점에서 구매한 설교집을 참고해서 어떻게 넘어갈 수 있었는데,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나무 그늘에 둘러앉아서 요한복음 15장 말씀을 갖고 열매 맺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들고 ‘이 가지에서는 결코 열매가 맺힐 수 없다.’고 설명했는데 사람들이 다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수풀이 우거진 자연 속에서 가지가 열매 맺기 위해 나무에 붙어 있어야하는 너무나 명쾌하고 간단한 진리가 너무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쉬워 보이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주님 도움 없이 자기 혼자 뭔가를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