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질문에 대해 각자 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한국 교회에 너무 자연스럽게 쓰이는 성직자, 평신도, 예배당이라는 단어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물론 이 제시된 단어들에 대해 명확한 식견을 가지고 이를 부정할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은 별 거부감을 못 느낄 것입니다.

둘째, 당신 앞에 타 종교를 열심히 믿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전도할 것입니까?

독실한 불교 신자를 만난다면 도리어 자신의 신앙이 약해질까 봐 피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를 만난다면 두려운 존재라는 선입관 때문에 그 그림자라도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이나 긍휼을 떠올리기보다는 나와는 다른 부류이며 어울리기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될 것입니다.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한 교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호헌 측의 개척교회였습니다. 담임 목사님은 신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시던 교수 출신이셨는데, 학문의 깊이가 깊고 세상을 읽는 심안이 탁월한 분이셨습니다. 십여 년 그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가장 근본적인 윤리와 규범에 대해서 확실히 훈련을 받았습니다. 남을 배려하고 섬기는 일에 대해 목사님과 교회의 어른들이 많은 것을 보기도 하셨습니다. 한국 보수 교단의 전통적 신앙생활에 대한 기본에 대해서도 많은 교육을 받았는데, 지금 갖게 된 통합적 관점에서 보면 많이 치우진 이분법적인 신앙행위였지만 삶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던 귀한 시기였습니다. 지금 같아서는 그런 교회에 다시 나가기는 어렵겠지만, 인생 여정에 시기별로 꼭 필요한 공동체와 훈련을 베풀어두신 주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