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는 성속주의와 평신도 성직자를 나누는 로마 가톨릭의 비성경적 문제를 직시하고 개혁을 일으켰습니다. 그 당시 중세사회에서는 제도 교회와 종교 의식을 통해서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교회나 사제의 영향력은 대단했었습니다. 이에 반하여 그가 주장한 것은 만인제사장설입니다. 그는 모든 성도는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의 공로로 말미암아 하나님 앞에 직접 나아 갈 수 있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누구나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왕 같은 제사장임을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믿는 마음으로 행하는 모든 직업이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다고 역설하며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분되는 이원론적 구조를 전면 부인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사제나 수사 등의 종교적 지위가 평신도보다 더 높다는 성직우위론의 주장이 뒤엎어지게 되었습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16세기 이후 부패하고 타락한 중세교회를 전면적으로 개혁하였고, 중세의 이원론적 가치체계를 전복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장로교의 한 교단 총회가 열리는 자리에서 봉사하는 장로님이 참석한 한 목사님께 ‘성도님, 이쪽에 와서 앉으시죠.’ 이렇게 말했더니 그 목사님이 노발대발하면서 ‘난 목사인데, 성도라뇨?’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성도라는 호칭은 우리에게 아주 영광스러운 것입니다. 성도의 영어표현은 saint인데 ‘성도 김철수’라고 불려 진다면 중세의 훌륭했던 수많은 성인과 같은 호칭을 받는 것이니 얼마나 대단한 것입니까? 어떤 교회에서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을 ‘성도 아무개’라고 부르는 곳도 있고, ‘성도 아무개 목사’, ‘성도 아무개 집사’ 이렇게 부르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목사라는 직함은 역할을 말하는 것이지 계급이 아닌데, 스스로 ‘섬기는 종’으로 자처하면서 어른 대접을 받으려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지각 있는 많은 목사님이 이런 인식을 하고 평신도나, 중직자 등의 단어를 지양하고 모든 성도를 귀하게 여기는 모습은 참 고무적입니다.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