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개방형 공동체2020. 3. 16. 19:31

책 ‘새로운 교회가 온다’에 보면 울타리와 우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양을 울타리 안에 키우려면 우선 양들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울타리를 견고하게 쳐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알맞은 먹이와 물을 줘야 하고 양들이 밖에 나가지 않도록 적절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울타리에서 양을 키우는 사람은 반드시 등록 명부를 갖고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프로그램들은 더는 교인들이 그들이 말하는 소위 세상에 나가지 않더라도 아주 즐거울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울타리 밖에서 방황하는 양들을 보면 우리 양 떼가 아닌(非) 그리스도인으로 보게 되며 그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기에 앞서서 자신들이 안전한 우리 안에 들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갖게 됩니다. 이 우리를 가득 채우려면 양들을 억지로 끌어모아야 합니다. 온갖 좋은 구실을 대며 교회로 유인해야만 합니다.

울타리 우물
농부는 자기의 가축을 안에 넣고 이웃 농장의 가축은 바깥에 두도록 자신의 토지에 울타리를 칠 수 있다. 너무 지역이 넓어 울타리를 칠 수가 없으면 농부는 우물을 만들어서 황야에 소중한 물을 공급한다. 그러면 가축들은 여기저기 헤매더라도 죽지 않으려면 우물에서 너무 먼 곳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물 구조를 지향해야만 합니다. 양들이 아무리 먼 곳을 떠돌더라도 결국은 물을 먹으러 우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들이 우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다른 양들에게도 그곳에 가면 충분한 물을 마실 수 있을 것에 대한 좋은 소식을 전하고 가능하다면 그들을 데리고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이 구조에서 그 우물을 마시지 않았던 다른 양들은 비(非)그리스도인이 아니라 미(未)그리스도인입니다. 다시 말하면 언젠가는 그 우물을 마시게 될 잠재적 일원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아직 신앙이 없는 사람을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사람처럼 치부하는 것보다는 돌아올 여지가 있는 미그리스도인으로 부르는 것이 더 성경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우물에 모이는 양들은 자발적 동기에 의해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교회가 온다’라는 책을 읽다가 ‘미그리스도인’이라는 단어를 보았습니다. 비그리스도인이라고 써야 할 것을 잘못 쓴 것으로 생각하고 연필로 ‘미’ 자를 ‘비’ 자로 고쳤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미그리스도인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을 보고 순간 제 생각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신자-불신자로만 봐오던 내 생각을 뜯어고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지금도 그 작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람을 볼 때마다 의식적으로 속으로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자녀’를 되뇝니다. 혹시 아직 안 믿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랑으로 섬기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집니다.

나도 처음에는 미그리스도인이었기 때문에 내가 찾은 우물을 이분들께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Niles는 ‘기독교란 한 거지가 다른 거지에게 먹을 것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내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내가 뭔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누리는 것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