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손님의 입장으로 한 기독교 공동체를 방문했다면 그 구성원들에 의해 판단된 그 사람의 가치에 따른 접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오는 사람마다 그 가치에 맞는 접대를 한다면 아마도 삶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대접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이 올수록 그 공동체는 시간, 재정 그리고 노력 등의 낭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공동체의 지체들이 서로 좋아서 끼리끼리 지내기만을 고집한다면 울타리 공동체가 되고 말 것입니다. 세상에 물들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기란 너무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 공동체의 존재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지겠지만, 세상을 변화시킬 공동체를 꿈꾸는 것이 필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왜냐하면, 교회가 복음의 능력을 잘 구현해내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 세상으로부터 수많은 질타를 받고, 여기저기서 기독교의 비리가 드러나고 내분이 일어나는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 교회가 새로운 대안을 찾아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중심 구조의 모델에서는 세상에 대한 영향력을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우물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고 그 공동체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쉼 없이 샘솟는 우물을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우물은 흘러넘치는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 물을 마시는 자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생수의 강이 흘러넘칠 것입니다.
중심 구조 공동체의 지체들은 그곳에 누가 찾아오더라도 분주하게 호들갑을 떨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의 일상의 삶이 바로 복음이며 사랑의 표현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그들을 접하는 사람마다 회복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각자가 맡은 바 임무를 고요하게 수행하는 가운데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누구라도 존귀하다는 가치관에 따라 차별 없이 대한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이 위로를 얻고, 그렇게 살아가는 그들의 평범해 보이는 삶이 강한 메시지로 나타나서 결국은 잃어버린 자로서의 그들의 처지를 청산하고 주님께로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나고 말 것입니다. 이런 공동체는 이제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어떤 사역보다 더 큰 일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품질의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해내는 단체는 우리가 이단으로 여기는 공동체입니다. 통합의학적 암 치료를 위해 보완대체의학을 시행하면서 환자의 면역을 올리기 위한 좋은 품질의 건강 보조 식품을 찾다가 연결된 곳입니다. 유사 제품이 있지만, 그 효능을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그곳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채식을 하고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합니다. 여럿을 만나보았는데 누구도 비만하지 않고 건강해보였고, 성품도 아주 친절하고 온화했습니다.
그들보다 훨씬 큰 기독교에서 이런 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하는 수 없이 그쪽 제품을 써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한때 담당하는 박사님한테 다른 회사 것을 써야하는 게 아니냐고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품질 차이가 너무 커서 어쩔 수 없다는 답을 들어야 했습니다. 제대로 된 공동체라면 이렇게 실력으로 승부해야합니다. 세상은 절대 만만치 않으며 우리가 얼마나 큰 내공을 가졌는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7 개방형 공동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7.3. 울타리와 우물 (0) | 2020.03.16 |
---|---|
7.4. 경계구조와 중심구조 (0) | 2020.03.16 |
7.6. 공동체만이 살길이다 (0) | 2020.03.16 |
7.7. 왜 공동체이어야 하는가? (0) | 2020.03.16 |
7.8. 개방형 공동체 (0) | 2020.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