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정은 2005년 국제 선교단체의 구성원으로 허입(許入)을 받고 나서 선교 현장으로 나가기 전에 거쳐야 하는 훈련과정을 이수해야 했습니다. 2007년 한 해 동안은 미국 알칸소(Arkansas) 주의 통합선교연구소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았습니다. 머무는 1년 동안 거의 매주 빠짐없이 상담 전문가이신 사모님께 일대일 상담을 받았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통합’에 대한 더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남에게 내보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하나님 앞에 올바로 서고 싶은 절박한 심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제일 동의하기가 어려웠던 개념은 상담 선생님의 ‘하나님의 자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하나님의 자녀에 대한 정의가 워낙 확고하여서 상담 선생님이 제시하는 새로운 개념에 동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분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바로 하나님의 자녀라고 늘 역설하셨습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요1:12
그러나 나의 하나님의 자녀에 대한 개념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시인하여 생명에 이르게 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내 개념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성경에 하나님의 자녀라는 표현이 된 구절들을 모두 찾아 그분께 제시하면서 과연 누구의 생각이 옳은지를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변함없이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개념을 상기시켜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마치 잘못된 가르침을 받는 것 같아 마음이 괴롭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수개월 동안 지속하였는데, 어느 날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 풀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넓은 의미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을 ‘하나님의 자녀’로 여기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피조물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지으시기는 했지만, 그분의 자녀는 아니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그 사람이 하나님을 믿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 사단이나 마귀의 자식이라고 말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경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개념을 갖는 것은 통합적인 그리스인의 삶에서 가장 근본적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에 대한 이해는 나에게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부정하고 더 진보된 개념으로 바꾸는 작업은 마치 내 몸을 깎아 조각품을 만드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으로 쪼고 망치로 두드리는 아픔이 있지 않고서는 내게 있는 군더더기가 떨어져 나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바뀌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것입니다. 겸허하게 주님이 나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내어드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자녀로 보고 있느냐에 대한 자문을 수없이 하곤 합니다. 내가 그렇게 사람을 볼 수 있다면 어느 사람이라도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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