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개방형 공동체2020. 3. 16. 19:03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덕목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하나가 되는 일은 진통의 연속일 것입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이 미울 수도 있고 내 의지대로 돌아가지 않는 일들이 마음을 상하게 할 것입니다. 모두 공평하게 나누어야 하지만 누군가는 더 가져가는 모습이 보일 것이고 또 상처를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뜻으로 모인 사람들이 얼마 못 가서 흩어지는 현상들이 생겨납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알려주셨습니다. 새 계명이 있다는 것은 소위 ‘옛 계명’이 있다는 말입니다.

새 계명: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요13:34

옛 계명: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나는 여호와니라. 레19:18

너희와 함께 있는 타국인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같이 여기며 자기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객이 되었더니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니라. 레19:34

옛 계명과 새 계명의 큰 차이점은 바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구약의 계명이 있음에도 굳이 새 계명을 언급하신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봤습니다. 주님께서 직접 시범을 보이시면 ‘내가 한 것처럼 너희도 따라서 하라!’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예수님이 보여주신 본은 당신이 우리를 위해 직접 희생을 당하셨고 기꺼이 죽기까지 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사랑은 바로 예수님이 보여주신 자기 죽음의 사랑입니다. 내가 죽으면 싸울 일도 없고 경쟁과 시기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예수님의 피로 이루어진 화평만 존재할 뿐입니다.

따라서 공동체를 유지하는 핵심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사랑 그 자체이신 하나님의 속성이 공동체가 잘 녹아 세상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자!

존중하자!

아낌없이 섬기자!

우리의 이런 결심을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모두 행복해질 것입니다.


학생 시절 기독학생 모임의 대표를 하면서 후배들과 꽤 많은 상담을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후배들이 마음에 감동하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곤 했으며 심지어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셔서 그들이 꼭 들어야 할 말을 전달하였다는 것에 감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몇 달이 지나도 그 후배들은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옳은 말을 한 것은 분명한데 사람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입니다. ‘왜 그럴까?’ 하고 많은 생각을 해보고 기도도 했는데, 그때 깨닫게 된 것은 사랑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사랑 없이 하면 그 말에 능력이 없어서 사람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을 깊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조언하거나 꾸짖을 자격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어린 나의 다섯 자녀도 사랑으로 훈계하는 것과 감정이 상해서 혼내는 것을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고, 자녀 때문에 손해 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끈끈한 결속력의 원천은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맺어진 사랑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꿈꿔야 할 공동체도 이렇게 십자가로 경험하는 자기 죽음과 사랑에 근거한 건강한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