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개방형 공동체2020. 3. 16. 19:05

‘공동체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폐쇄 공동체를 생각합니다. 세상은 험하니 맘에 맞는 그리스도인끼리 모여 사는 은둔 생활을 떠올리기가 쉽습니다. 세상과 벽을 쌓고 그 안에서 자급자족하면서 하나님만 바라보면 사는 것은 수도원의 영성입니다. 그 수도원에 속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대단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공동체는 ‘개방형 공동체’이어야 합니다. 세상에 대해 널리 열려 있어서 누구라도 이곳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공동체가 가진 유형무형의 자원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그 공동체를 허락하신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 존재가 세상에 대해 복음의 능력을 행사하길 원하시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일원은 단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충실히 감당하는 것뿐이더라도 각 개인이 모여 형성된 이 공동체의 위력은 세상을 뒤집어엎을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누구나 이 공동체에 노출되면 관계의 회복이 일어나게 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만나 영원한 생명을 얻고, 마음이 치유되어 이웃과 화평을 이루는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더는 끼리끼리 모이는 공동체에 집착하지 말고 담대함으로 세상에 열린 공동체를 만듭시다.


군의관으로 재직 중에 초대를 받아서 한 기독교 공동체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휴전선이 가까운 전방의 한 산골에 위치한 이 공동체에는 7~8가정이 모여서 살고 있었습니다. 농사를 같이 짓고 식사도 같이 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밝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공동체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터라 잘 모르긴 했어도, 그들이 거기에서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은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타락한 세상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성경적으로 꾸려가는 그 마을의 이념은 매우 훌륭해 보였습니다.

이런 공동체의 문제는 외부에 대해 배타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부의 영향력이 공동체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기 때문에 갖가지 안전장치를 두고 폐쇄적은 형태를 띠게 된다면 자신들의 신앙 성숙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데는 분명 지장이 있을 것입니다.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해 심지가 견고해져서 세상을 향해 개방된 공동체가 더 이상적인 형태입니다.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