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존재하는 성속의 개념 몇 가지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거룩 세속
하나님 말씀(신학)
교회, 예배당(건물)
성직, 교회 봉사
성직자
주일
세상의 학문
세상
직업, 학업
평신도
평일

교회는 성도들에게 종교 개혁 이후 타파된 이원론의 잔재를 다시 가르치고 있으며 이런 현실을 도리어 교회의 안정적인 구조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배당이라는 용어는 교회를 예배드리는 처소로 이해하며 구약시대의 성전과 동일시하는 개념입니다. 구약의 성전은 이미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으로 성취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운명하는 순간 성소의 휘장이 위에서부터 찢어짐으로 이제는 제사장 직분을 가진 모든 성도는 지성소를 목격하는 예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성전을 헐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역행해서 성전을 세우기를 힘쓰는 교회가 성경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 또한 종교개혁 이전으로 돌아가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성직이라 부르는 목회자는 지체의 역할을 말하는 것이지 계급은 아닌데 교회에서는 여전히 당회장, 부목사, 장로, 권사, 안수 집사, 서리 집사, 권찰 등의 서열이 메겨지고 특히 신학교 출신의 목회자는 교회 내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상호 협력 하에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 가는 교회의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하겠습니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교회에서 봉사하도록 권유하면서 교회에서 하는 봉사는 거룩한 것이며 직업은 세속적이라는 개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각자가 지닌 직업에 소홀히 하면서까지 교회 봉사에 열심을 보이는 양태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교회는 굳이 이런 현상을 말리려 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교인의 열심 있는 신앙으로 남의 모범으로 삼으려 해서 세상 직업과 교회의 봉사가 더욱 양분화의 길에 서게 됩니다.

학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학문의 주인임에도 교회는 신학만이 하나님의 학문이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자연과학, 예술, 문학, 언어, 철학 그 어떤 것도 주님의 영역이 아닌 것이 없음에도 신학만 붙들고 하나님의 학문을 운운하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창조과학회가 과학 또한 성경적이라는 증명을 해 보이며 열심히 활동하듯이 넓은 시각으로 하나님의 피조 영역을 구속하는 노력이 전 학문에 골고루 나타나야 합니다.

‘성도 여러분! 기도를 드릴 때 하나님의 전에 나와 기도하시면 하나님께서 더 잘 들어 주십니다.’

‘세상의 직업보다 더 가치가 있는 일이 교회에서 하나님께 봉사하는 일입니다.’

‘평일 내내 세상에서 찌든 영혼이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서 말씀을 충전하고 새 힘을 얻어 다시 세상에 나가야합니다.’

교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인데, 다시 한 번 이런 말들에 대해 재고를 해봐야 할 것입니다. 김규욱 목사는 포괄적인 세계관에 의해 삶의 전 영역이 하나님을 배우고 경외하는 신앙생활이요 예배생활이라는 기독교 진리의 확산이 너무도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성속을 논하며 교회와 세상을 구분 짖는 우리의 신앙 행위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얼마나 졸속한 것인지를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본과 1학년 때 들었던 원종수 박사님의 간증 테이프 중에 세상의 지식이 들어가기 전에 성경을 봤다는 말이 인상적이어서 한동안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성경을 한두 장씩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만해도 성경과 신학만이 하나님의 학문이고 의학은 세속적인 것이며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했었습니다. 내가 공부했던 학문을 완전히 하나님 것으로 구속할 수 있었다면 좀 더 제대로 된 의사가 되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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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