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직업이 존재합니다. 그중에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도 있고 피하는 것도 있습니다. 직업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고 그 격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습니다. 2008년 우리나라 청소년 통계에 의하면 대학 진학의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직장을 얻으려는 것이었으며(50.9%) 그 이유로는 적성과 흥미가 32.7%였고 수입과 안정성을 답한 사람은 41%였습니다. 이처럼 대개의 사람은 좋은 직장에서 일하기를 원합니다.
좋은 자격조건을 쌓아서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좋은 직장에 남보란 듯이 들어간 사람은 우월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듯이 어떤 직업을 갖든지 그 직업이 귀한 것이 되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요즘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덕에 여기저기서 동창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동창회에 나가보면 어린 시절 친구로 지냈었기 때문에 스스럼없이 쉽게 친해집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소위 잘 된 친구들 모습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나는 이게 뭔가 하고 푸념하기도 합니다.
내가 올바른 시각을 갖고 있다면 어떤 직업의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얼마나 귀한지를 이해하고 실제로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습니다. 이 복잡한 세상에 너무 다양한 직업들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은 나름의 역할과 의미가 있습니다.
직업을 신앙과 연결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대부분 교회에서는 직업을 거룩한 일과 크게 나뉘는 세속적인 일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허락하신 일은 거룩한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최고의 가치를 갖게 만드는 방법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구속의 과정으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이 일이 수단이 되기보다는 자체가 그리스도의 복음이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방법이나 도구 이상의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복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도 하나님의 창조 영역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일을 구속 시키는 일은 매 순간 일어나야 합니다. 단순히 돈벌이나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가운데서 복음이 나타나야 합니다. 성화되어 거룩해져 가는 우리의 일을 목격하게 되는 순간 그 일은 더는 세속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일을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시키십시오. 수많은 미그리스도인이 주님께로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나를 찾아오는 환자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치료의 주인공이 의사가 아니라 바로 환자 자신입니다.’라는 것입니다. 대부분 병원에서는 마치 의사가 환자의 병을 고친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착 병을 고치려 들면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상처를 똑같이 꿰매놓아도 어떤 사람은 잘 붙지만, 어떤 사람은 합병증이 생깁니다.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기는 하지만 그 모두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내공이 쌓일수록 의사라는 직업이 하나님이 하시는 치유의 과정과 회복시켜주심이 없이는 아무 쓸 데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겸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료행위에 대해 더 많이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함을 받을수록 더 훌륭한 의사가 될 것입니다. 존귀한 하나님의 자녀를 돌보는 일에는 의사인 나보다 하나님이 더 전문가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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