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대상이 사람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전도하고 구원해야 할 대상이 사람이라는데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열고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주님이 지으신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 시각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골로새서 말씀을 보면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어야 할 대상이 나옵니다.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골1:20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 관계의 회복이 이루어져야 할 대상 곧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은 사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시며 주인이신 하나님이 세상을 다 지으시고 ‘좋았더라’고 하신 대상이 사람만은 아니었습니다. 창조의 아름답고 온전한 원형으로의 복귀는 우주 만물 모든 것이 다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구속 받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하지만, 우주 만물이 구속받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감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이나 동물들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자동차, 컴퓨터, 가구 등은 그냥 사람이 만들어낸 세상의 물건 정도라고 여기곤 합니다.
여기 눈앞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책상이 하나 놓여 있다고 합시다. 사람들에게 이 책상이 구속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당장 이단으로 몰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상을 만들기 위한 목재는 아름드리나무에서 나온 것이고 철로 된 부품들은 철광석에서 추출해낸 것입니다. 합성수지를 이루고 있는 원재료도 결국은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들을 변형해서 만들어 낸 것이고 이것을 만들 지혜조차 주님이 주신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주님의 섭리가 배어있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상도 구속의 영역 아래 놓여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런 극단적인 예가 조금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주님 것으로 드려야 함에는 누구나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구속의 영역은 영적 존재인 사람뿐만이 아니라 우주 만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심지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제도나 사회구조들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범위는 굉장히 포괄적이어서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모든 사람, 사물뿐만 아니라 광활한 우주 전체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도 모두 포함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구속되기를 바라야 하는 피조 영역은 지금보다 훨씬 더 확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다스리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런 확대된 세계관으로 우주 만물을 보는 훈련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사람과 생물 또는 사물의 구원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람만이 하나님의 생기를 불어넣으신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생물에는 인격이 있을 수 있지만 영적이지는 않습니다. 동물이나 식물과 교감하는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밥공기 두 개에 하나는 ‘사랑’을 적어놓고 하나는 ‘미움’을 적어 놓고 한 일주일을 실온에 놔두면 사랑을 적어놓은 밥은 구수하게 발효가 되지만, 미움을 적어놓은 것은 검은 곰팡이와 악취가 난다고 합니다. 머리로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현상이 존재하지만, 모두 영적인 것은 아닙니다. 영적 존재의 특권은 영이신 하나님과 영교(spiritual communion)할 수 있다는 것이며 구원으로 말미암아 그분과 하나가 되는 상태에 다다르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에 한 친구에게 십 년 넘게 함께 생활해온 사랑하는 애견이 중병으로 죽은 일이 생겼습니다. 그 친구의 슬픔은 아주 오래 갔는데, 어떤 목사님의 개도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설교를 어디에서 들었다며 마음에 위안으로 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미국은 반려동물이 많아서 개가 죽으면 교회에서 장례식도 치러주고 예배도 드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함께 지냈던 그 반려동물이 구원을 받는다기보다는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되어 천국에 있을 것 같습니다. 천국에 가면 가족도 없다는데 하나님하고 지내는 것이 아주 좋아서 동물에 연연해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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