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하나님과 친하다2020. 3. 17. 12:09

한번은 소그룹 모임에서 한 자매가 저에게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주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특별한 달란트가 있는데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주님의 꾸지람을 들을까 무섭다는 것이었습니다.

마태복음 25장에는 우리가 잘 아는 달란트 비유가 나옵니다. 교회에서 설교를 통해 열 달란트를 남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는 설교를 듣곤 합니다. 하지만 이 비유의 핵심 메시지는 그 종들이 남긴 달란트의 수에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종 세 명을 상중하처럼 남긴 달란트의 수에 따라 셋으로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두 부류로 나누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주님께서 종들에게 내린 평가의 말씀에 근거한 것입니다. 21절과 23절에 나오는 주인의 칭찬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마25:21, 23

다시 말하면 이 주인의 평가 기준은 몇 개를 남겼나에 있지 않고 어떤 자세로 그 달란트를 관리했는가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관점으로 보면 착하고 충성된 종과 악하고 게으른 종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열 달란트를 남긴 사람이나 네 달란트를 남긴 사람은 똑같은 칭찬을 들었습니다. 성경에 열 달란트 남긴 사람에게 더 착하고 더 충성된 종이라 했다면 우리는 당연히 열 달란트에 대한 갈망을 가져야 하겠지만 두 사람은 똑같은 칭찬을 들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얼마나 충성했는가를 보고서 그들에게 걸맞은 상을 주신 것입니다.

5, 2 달란트 1 달란트
칭찬착하고 충성됨 비난악하고 게으름

책망을 받은 종은 주신 달란트를 갖고 땅에 묻어 둔 것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 게으름의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주인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것입니다. 만약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이 그 달란트를 갖고 성실하게 일했는데 한 달란트만 남았다면 주인이 그에게 한 달란트 받은 종과 같은 비난의 말씀을 하셨을까요? 아닙니다. 그 남긴 숫자에 상관없이 그 과정과 자세를 보시고 같은 칭찬을 하셨을 것입니다.

너는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볼지어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에서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 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관을 네게 주리라. 계2:10

생명의 면류관을 갈망하는 우리는 나보다 더 많은 달란트를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며 하나님이 불공평하시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죽도록 충성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군의관 시절 3년 중 마지막 1년은 대전에서 근무했습니다. 거의 날마다 근무가 끝나고 퇴근하기 전에 부대 입구에 있던 군인 교회에 들러 찬양도 하고 기도도 드리며 나만의 시간을 갖곤 했습니다. 하루는 손을 높이 들고 하나님을 부르며 기도하고 있는데, ‘네 손을 복되게 하겠다!’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군을 제대하고서 외과를 전공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정말 감격스러운 축복의 말씀이었습니다.

전문의가 되고서 수술을 하다 보면 급작스럽게 기구가 고장이 나거나 당장 필요한 물건이 없기도 합니다. 상황에 맞게 고쳐 쓰거나 창의적으로 적절하게 쓰다 보니 간호사들이 우스갯소리로 나를 ‘맥가이버’라고 부르곤 하였습니다. 국내 최초로 온열 복강내 항암치료를 복강경을 사용해서 치료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좋은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게 해주신 것도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도 늘 주신 달란트를 충성 되게 쓰고 있는가를 자문하곤 합니다. 주신 분의 뜻을 잘 헤아리고 잊지 않는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 되고 싶습니다.

Posted by 소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