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의사인 내가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제가 외과 의사가 되려고 14년을 투자했는데, 저는 이 기술을 어떻게 하든 주님의 사업에 써야겠습니다. 저에게 하나님을 위해 사용하라고 주신 기술이 아닙니까?’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서 나의 가치는 외과 의사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자녀인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나의 전문분야를 어떻게 사용해서 주님을 기쁘게 해드릴 것인가를 생각하지 말고 나의 존재 자체 때문에 주님께 기쁨이 되게 해야 합니다. 내가 주님이 너무 좋아서 그분이 감당해 주길 원하시는 의료 선교사가 되었다면 문제가 없는데 의료 선교사가 되겠다는 결정을 먼저 내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면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삶의 목표가 환자를 몇 명 진료하고 수술을 몇 건을 하고 환자에게 전도를 몇 명에게 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다만 내가 이 땅에 존재하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주님께 영광이 되고 기쁨을 드리는 것이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데 꼭 외과 의사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위해서라면 그것도 기꺼이 포기할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루터는 성속의 이원론을 탈피하여 직업에 대한 일원론을 말했습니다. 즉 어떤 직업으로 부르셨던 간에 그 것을 하나님의 소명으로 알고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칼뱅도 정해진 직업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직업을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알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우리가 가진 어떤 일이라도 그것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신자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뭇잎이 많이 떨어지던 어느 가을날 길거리를 열심히 청소하는 청소부를 보았습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말끔하게 치워 산뜻해진 도로를 보며 출근하는 나의 마음이 참 즐거워졌습니다.’
‘아침에 애들을 등교시키고 짬을 내어 옆집에 놀러 갔더니 집이 너무 깨끗했습니다. 우리 집은 아니지만 말끔하게 정돈된 가구들, 먼지하나 없는 깨끗한 거실 그리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 부엌의 그릇들을 보니 내 마음이 다 후련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길거리의 청소부나 살림을 하는 주부를 가리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영광을 받길 원하십니다. 주님의 생각은 나와는 달라 모든 일을 기뻐 받으시고 그 일을 통해 복음이 전해지길 원하십니다. 나는 내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시고 복음이 전해지게 하시고 성화의 삶을 살도록 인도하신다는 게 놀라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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